20세기에 들어서면서 Sperry(1958)의 뇌가 좌뇌와 우뇌로 나누어져 각기 다르게 기능한다는 연구 결과 이후, 뇌 기능 분화와 관련된 연구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Sperry, 1958; 박숙희, 2000, 재인용). Hilgard(1983)의 뇌 반구 분리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정보처리는 뇌의 기관 중 주로 대뇌피질에서 이루어지며, 이는 기능적으로 분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뇌 반구의 특성은 개인에 따라 어느 한쪽이 상대적으로 약하거나 강하다고 하며, 주로 의존하는 하나의 영역이 우세하게 작용한다고 보고하였다(Hilgard, Herdrich, & Brade, 1983). 또한, Gardner(1983)은 다중지능 개념을 소개하면서 특정 지적 능력은 뇌의 특정 부위와 관련되어 있다고 제시하였으며, Herrmann(1996)은 전뇌이론(Whole Brain Model)을 통해 두뇌를 각 고유의 언어, 가치, 인식 방법을 가진 독특한 사분면으로 나누어 설명하는 등 뇌의 영역과 기능에 대해 더 세분화하여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처럼 뇌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성별에 따른 뇌 구조의 차이를 문화적 요인이 아닌 생물학적인 측면에서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윤정순, 2017).
이에 Benziger(2005)는 뇌 반구의 영역별 특징과 함께 Jung(1976)의 심리유형론, Myers–Briggs Type Indicator(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 Eysenck(1947)의 성격 차원 이론들을 네 가지의 뇌 영역으로 서로 간의 관계를 제시하였다. 그림 1과 같이 Benziger(2005)는 시상면(Sagittal Plane)과 관상면(Frontal Plane)을 기준으로, 두뇌를 좌측전뇌(LAB; Left Anterior Brian), 좌측후뇌(LAB; Left Posterior Brain), 우측전뇌(RAB; Right Anterior Brian), 우측후뇌(RPB; Right Posterior Brain)로 나누었다. 좌측전뇌(LAB)는 논리적이고, 감정보다 사실에 입각하여 원인을 찾고 분석할 수 있으며, 좌측후뇌(LAB)는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사고 방식과 상세하고, 세부적인 지침을 선호하여 따르는 경향이 있다고 하였다. 우측전뇌(RAB)는 시각적으로 예민하고, 상상력이 풍부하여 예술적인 면을 지니고 있으며, 우측후뇌(RPB)는 감정에 따라 사고하는 경향과 함께 대인관계 및 교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특징이 있다고 하였다(Benziger, 2005).
또한, 대부분 인간은 선천적으로 하나의 영역이 강하게 타고나며, 이를 두뇌 우성(Dominance)이라고 하는데, 인간이 두뇌 우성 영역을 사용하여 사고할 때는 쉽고 편안하게 느껴지거나 힘이 들지 않는다고 하였다(Benziger, 2005). 그러나 다른 두뇌 비우성(Non-dominance) 영역들을 사용할 때는 상대적으로 에너지가 많이 들어 쉽게 지치면서 비효율적인 경향이 두드러질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특히, 세 가지 두뇌 비우성 영역 중, 좌측전뇌-우측후뇌와 같이 두뇌 우성의 대각선에 해당하는 영역을 사용할 때에는 에너지 및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확률이 가장 높다고 하였다(Benziger, 2005). 아울러 타고난 두뇌 우성 영역을 발달시켜 활용하면 에너지 효율성이 높고 자기 만족감과 열정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건강 유지에도 매우 도움이 되지만, 두뇌 우성 영역 대신 두뇌 비우성 영역을 후천적으로 개발해 활용하는 두뇌 우성의 변경(falsification)을 하게 되면, 현재 그 영역의 일을 잘하고 있더라도 이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에너지 효율성이 떨어지고 만족감이 줄어들며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이렇듯 각 개인의 두뇌 우성을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로 인해 학습, 대인관계, 의사소통, 문제해결과 같은 전반적인 적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에 Benziger(2013a,b,c)는 뇌 영역의 특징에 접목한 성격 유형을 파악하여 개인의 더 나은 적응에 활용할 수 있도록 두뇌 사고유형 검사(Benziger Thinking Style Assessment: BTSA)를 개발하였고, 국외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Dhandabani, & Sukumaran, 2015b; Ilieva-Koleva, 2017; Ng, Lui, & Poon, 2020).
한편, 이러한 인간의 지적이고 정신적인 작용을 관장하는 두뇌와 관련되는 연구는 의학 및 생리학뿐만 아니라 교육학과 같은 분야에서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해 주고 있다(김형재, 김경미, 가종순, 2010). 뇌와 교육학에 대한 연구는 학습과 관련된 두뇌의 작용과 구조 및 기제에 대해 아직 해결되지 않은 다양한 문제들을 비롯하여 효율적인 교육 환경 제공에 대한 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즉, 인간의 모든 학습은 뇌에서 이루어진다는 전제 아래 사고 및 학습 과정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접근 방법으로 학습자의 뇌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적절한 교수법과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김성일, 2006). 아울러 과거에는 인간의 뇌가 출생 전과 영아기에 급속히 발달해서 일생동안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지만, 최근의 뇌 연구자들은 인간의 뇌가 급속히 발달하는 두 번째 시기가 있다고 하였으며, 이 시기를 청소년기로 보고 있다(Dahl, 2004). 이에 국내에서도 개인이 가지고 있는 뇌의 우세성이 특히 아동·청소년들의 학습 및 학업 성취를 비롯하여 자기효능감, 창의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결과를 반복적으로 보고하고 있다(박숙희, 2000; 박완희, 김영진, 2002; 김남일, 2005).
기존에도 Multi-Dimensional Learning Strategy Test(학습 전략 검사; MLST-II; 박동혁, 2014) 또는 Wide-insight Inquiry for Smart Education(학습 종합검사; WISE; 김태기, 송수원, 2018)과 같은 검사들이 아동·청소년들의 학습과 관련하여 사용되고 있었다. MLST-II와 WISE 모두 행동, 정서, 인지 등의 특성을 포함한 다양한 영역을 측정하고, 학습 성향과 관련된 결과를 제시하며, 결과를 그래프로 표현하여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장점들이 있다.
이처럼 Benziger(2013a,b,c)의 BTSA를 바탕으로 국내 위드브레인 연구소에서 개발한 인간 두뇌 사고유형 평가(Human Brain Thinking Style; HBTS ) 역시 외향성/내향성과 같은 성격적 특성부터 정서 상태 및 직업 적성과 같은 다양한 검사 결과를 제시한다. 또한, HBTS는 두뇌 반구의 영역별 특징을 포함한 신경심리학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더욱 폭넓은 연령의 개인을 대상으로 그들의 사고 유형에 대해 제시할 수 있는 범용성 있는 검사라는 강점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를 통해 HBTS의 구성타당도를 확보할 수 있다면 학업 및 직업 장면에서 곤란을 경험하고 있는 개인에게 적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검사로서 HBTS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아동·청소년들은 성별 차이에 따라 뇌가 다르게 발달하므로 언어 능력과 감정에 대처하는 능력, 신체 운동 기능 및 공격성 등에서도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다(이빛나, 2015). 즉, 남성과 여성은 뇌의 구조적·기능적 차이를 보이며 성장하므로, 차별이 아닌 차이로 인식하여 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젠더(gender)라고 하는 민감한 사회적 문제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로 뇌 연구와 성별에 따른 차이를 심층적으로 살펴본 연구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윤정순, 이미현, 이유미, 2017).
이에 본 연구에서는 BTSA를 기반으로 개발된 국내 온라인 평가 프로그램인 HBTS의 각 지표가 측정하고자 하는 개념을 정확히 측정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실제 한국 아동·청소년의 사고유형 특성을 검증하고자 한다. 이에 더해, 실제 아동·청소년의 연령 및 성별에 따른 뇌 영역의 발달적 특징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한다.
방 법
본 연구의 자료수집은 2014년 4월부터 2018년 4월까지 5년동안 전국의 위드브레인 연구소에서 HBTS를 실시한 초등학생, 중학생 및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참가자들은 모두 검사 실시 전 본인이나 보호자가 연령, 성별, 학력과 같은 개인정보 활용 및 자료 분석에 동의하였으며, 총 1,485명의 자료 중 극단값 및 이상값에 해당하거나 불성실하게 응답한 284명의 자료를 제외하여 1,201명의 자료가 분석에 사용되었다. 응답자의 평균 연령은 13.64세였으며, 응답 성비는 남성이 613명(51.0%), 여성이 588명(49.0%)였다. 구체적인 연령 별 응답자 수 및 비율은 표 1에 제시하였다.
인간 두뇌 사고유형 평가(Human Brain Thinking Styles). 본 연구에 사용된 웹 기반 한국형 아동·청소년용 인간 두뇌 사고유형 평가(HBTS; Human Brain Thinking Styles)는 BTSA를 기반으로 한국 아동·청소년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위드브레인연구소에서 2010년에 개발한 것이다.
HBTS의 아동·청소년용의 핵심 평가 문항은 14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평가 소요시간은 약 20분 정도이다. 각 문항은 4지 선다 방식이 아닌 순위를 매기는 방식을 따르고 있으며, 자신의 상태와 가장 일치하는 문항을 ‘1’로 입력하고, 뒷순위부터 차례로 ‘2’, ‘3’, ‘4’로 입력하도록 한다.
평가 결과는 각 14개의 질문 문항에 대한 4가지 응답을 영역별로 구성하여, 총 56개의 문항의 응답을 지표별로 산출하며, 좌측전뇌(Left Anterior Brian; LAB), 좌측후뇌(Left Posterior Brain; LPB), 우측전뇌(Right Anterior Brian; RAB), 우측후뇌(Right Posterior Brain; RPB) 지표점수로 구분된다.
인간 두뇌 사고유형 평가는 컴퓨터 및 모바일을 통해 온라인(사이트 : http://test.hbbrain.com)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평가 결과도 온라인 및 모바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본 프로그램에 대한 기본적인 실시와 해석방법은 ‘마음성장을 위한 워크북(Benziger, 2013b)’에 그 내용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으며, BTSA와 HBTS의 사용권은 위드브레인연구소에서 직접 교육과 훈련을 받아야 부여받을 수 있다.††
본 연구는 HBTS의 구성 타당도를 확인하기 위해 SPSS Statistics 25를 사용하여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으며, HBTS의 변수들이 탐색적 요인분석에 적합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KMO(Kaiser-Meyer-Olkin) 및 Bartlett의 구형성 검정을 실시하였다. 이후 4개의 하위요인으로 구성된 HBTS의 요인구조 적합성을 검증하기 위해 AMOS 25.0을 사용하여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요인구조를 바탕으로 하여 수렴타당도(Convergent Validity) 및 변별타당도(Discriminant Validity)를 확인하고자 평균분산추출(Average Variance Extracted; AVE)과 구성신뢰도(Composite Reliability; CR) 수치를 EasyFlow Statistics Macro 1.5(Lee, I. H., 2020)를 통해 산출하였다. 이후 요인분석을 통해 확인한 구성타당도를 바탕으로 성별 및 연령에 따른 HBTS 지표점수의 변화를 검증하기 위해 SPSS Statistics 25를 사용하여 ANOVA를 실시하였다. 또한, ANOVA를 통해 유의한 결과를 보였던 지표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사후분석을 실시하였으며, 반복측정에 따른 오차량의 증가는 Bonferroni를 통해 교정하였다.
결 과
본 연구에서 Cronbach’s alpha를 통한 내적일치도 분석을 실시하였다. 우선, 전체적인 수준에서는 중간 정도의 내적일치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α=.469~577).
연령에 대해 분석한 결과, 연령대가 높을수록 각 지표에서의 내적일치도는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고등학생의 경우 .60(α.=609~.715)을 넘어서고 있었다. 하위 척도별 신뢰도에서, 좌측전뇌(LAB)는 .691, 좌측후뇌(LAB)는 .667, 우측후뇌(RPB)는 .695, 우측전뇌(RAB)는 .727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성별에 대해 분석한 결과, 남성의 경우 좌측전뇌(LAB)는 .543, 좌측후뇌(LAB)는 .520, 우측전뇌(RPB)는 .635, 우측후뇌(RPB)는 .558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좌측전뇌(LAB)는 .439, 좌측후뇌(LAB)는 .422, 우측전뇌(RPB)는 .528, 우측후뇌(RPB)는 .466으로 나타났다.
먼저, HBTS의 총 56문항을 바탕으로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여 HBTS 하위척도에서의 요인 구조를 탐색하였다.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기 전, 변수들이 요인분석에 적합함을 확인하기 위해 KMO와 Bartlett의 구형성 검정을 실시하였다. Kaiser(1974)에 따르면, 탐색적 요인분석을 위해 변수들이 적합함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KMO 지수의 값이 .70이상이면 보통, .80이상이면 좋음, .90 이상이면 우수한 수준이다. 본 연구에서 HBTS에 대한 KMO 지수의 값은 모두 .70 이상으로 요인분석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고, Bartlett의 유의도 검증 역시 유의한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구형성 검정의 결과는 표 2에 제시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요인 추출 방법을 주성분 분석으로 실시하였고, 요인회전은 직교회전(Varimax)을 하였다. 요인 추출을 위한 기준으로 요인부하량이 .30 이상이고, 다른 요인에 대한 요인부하계수의 차이가 .10 이상 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사용하였다(Floyd & Widmann, 1995). 또한 스크리(Scree) 도표와 고유값(eigen value) 1 이상을 기준으로 설정하였을 때 좌측전뇌(LAB)는 11개의 문항으로 구성된 3개의 성분이, 좌측후뇌(LAB)는 12개의 문항으로 구성된 3개의 성분이, 우측후뇌(RPB)는 13개의 문항으로 구성된 4개의 성분이, 우측전뇌(RAB)는 7개의 문항으로 구성된 2개의 성분이 추출되었고, 각각 47.93%, 41.55%, 49.19%, 39.19%를 설명하였다.
KMO | Bartlett test | ||
---|---|---|---|
χ2 | p value | ||
좌측전뇌(LAB) | .781 | 1386.70 | <.001 |
좌측후뇌(LPB) | .787 | 1291.25 | <.001 |
우측전뇌(RAB) | .771 | 953.20 | <.001 |
우측후뇌(RPB) | .827 | 1837.38 | <.001 |
다음으로, 탐색적 요인분석을 통해 확인한 각 지표별 성분을 바탕으로 요인 구조의 적합성을 확인하기 위해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모든 하위척도에서 우수한 수준의 모형적합도가 관찰되어 HBTS의 각 지표들이 측정하고자 하는 개념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모형적합도가 양호하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기준과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한 HBTS 지표별 모형 적합도는 표 3에,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해 확인한 각 지표의 모형은 그림 2에 제시하였다(홍세희, 2000).
이후,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해 식별한 각 하위척도 별 요인이 충분한 수렴타당도 및 변별타당도를 지니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평균분산추출 및 구성 신뢰도 수치를 산출하였다. 일반적으로 AVE가 0.5 이상인 경우 거나 CR이 0.7 이상인 경우에 수렴타당도가 확보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으며, 한 요인 AVE가 다른 요인들의 상관계수의 제곱보다 클 경우 판별타당도가 확보되었다고 할 수 있다. 각 하위척도의 요인별 상관계수 제곱값과 평균분산추출 및 구성신뢰도 지수를 산출한 결과는 표 4에 제시하였다.
HBTS의 각 지표가 측정하고자 하는 개념 을 잘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 확인적 요인분석의 결과를 바탕으로, 연령 및 성별에 따른 HBTS 각 지표 간의 차이를 분석하였다. 우선 연령에 따라 분석한 결과, 좌측전뇌(LAB), 우측후뇌(RPB)에서 각각 연령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p<.001), 각각의 지표는 연령에 따라서 서로 다른 양상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p<.001). HBTS의 각 지표의 연령 별 평균 및 표준편차와 ANOVA의 분석 결과는 표 5와 그림 3에 제시하였다.
다음으로, 연령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 좌측전뇌(LAB)와 우측후뇌(RPB)에 대해 사후분석을 실시하였다. 좌측전뇌(LAB)에 대해 연령별로 사후분석을 실시한 결과를 표 6에 제시하였으며, 사후분석 결과 좌측전뇌(LAB)의 경우 11세~13세 전후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p<.05). 우측후뇌(RPB)에 대해 연령별로 사후분석을 실시한 표 7의 결과에 따르면, 우측후뇌(RPB)에서는 11세 이후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p<.05).
아울러 성별에 따라 HBTS의 각 지표간 차이를 분석한 결과, 좌측전뇌(LAB)에서 남자가 여자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나(p<.001), 좌측후뇌(LAB)(p<.05), 우측후뇌(RPB)(p<.001)에서는 여자가 남자보다 유의하게 높은 점수를 보였다. 우측전뇌(RAB)에서는 성별에 따른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연령과 성별 간의 유의한 상호작용 효과도 나타나지 않았다. 성별에 따른 HBTS 각 지표의 차이에 대한 결과는 그림 4에 제시하였다.
논의
일반적으로 다수의 심리검사 도구는 순수하게 누적된 경험적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정의적 구성개념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이에 구성 타당도를 명확하게 입증하는 자료의 부족으로 바넘효과(Barnum effect or Forer effect)와 관련된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즉 일반적이고 모호한,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한 성격 혹은 특성을 특정한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으로 인해 경험적, 과학적 근거의 부족이 지적될 수 있다. BTSA와 HBTS는 이를 피하고자 Jung의 심리 유형론을 신경과학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재해석, 재구성했다고는 하지만 그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다고 생각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해 HBTS의 각 지표들이 측정하고자 하는 개념을 적절히 반영하는 문항들로 구성되어있는지를 확인하여 HBTS의 구성타당도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또한, 초등학생, 중학생 및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HBTS를 실시하여, HBTS에서 측정하는 두뇌 우세성이 실제 연령 및 성별에 따라 나타나는 특성을 적절히 반영하는지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와 이에 대한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후기 아동기를 출발점으로 가정하고 각각의 뇌 기능들을 비교하였을 때, 각각의 활용도는 서로 유사하거나 차이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연령이 증가하면서 좌측전뇌(LAB) 영역의 점수는 감소하고, 우측후뇌(RPB) 영역의 점수는 증가하였으며, 좌측후뇌(LAB)와 우측후뇌(RPB) 영역의 점수는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최근 선행연구들에서 청소년기를 뇌가 급속히 발달하고 있는 시기로 보고하고 있지만, 본 연구 결과는 우측후뇌(RPB)를 제외한 영역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본래의 뇌 기능의 차이에서 기인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개인의 성장 과정에서 각 기능이 동일한 정도로 활용되고 유사한 양상으로 발달할 것이라는 가정이 낳은 분포의 차이로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되며, 이러한 원점수의 차이는 각각의 문화적, 언어적 차이에 따라 표준점수 혹은 가중치를 통해 바로 잡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연령과 관련없이 성별에 따른 뇌 기능들을 비교하였을 때, 3개의 영역에서 성별에 따른 차이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남성의 경우 논리적, 분석적이고 수학적인 사고 양상을 보이는 좌측전뇌(LAB) 영역에서 여성보다 더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절차적이고 보수적이며 질서정연한 사고를 보이는 좌측후뇌(LAB)와 정서적이고, 타인을 위로하며, 감성지향적인 우측후뇌(RPB)에서 남성에 비해 더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Furnham, Clark, & Bailey(1999)와 Meneviş, & zad(2014)는 Gardner(1983)의 다중 지능 이론(Multiple Intelligenve Theory)에서 논리적/수학적 지능(Logical/Mathmatical Intelligence; LMI)에서 남성이, 대인관계적 지능(Interpersonal Intelligence; IEI)과 언어적 지능(Verbal-Linguistic Intelligence; VLI)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수준을 보인 결과와 일치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IEI와 VLI는 BTSA의 우측후뇌(RPB) 영역에 해당하며(Dhandabani, L., & Sukumaran, R. 2015a) LMI는 개념적으로 BTSA의 좌측전뇌(LAB) 영역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결과는 이러한 선행연구의 결과와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얼굴 표정을 통해 정서를 더 정확히 파악하고, 이름을 붙인다는 연구(Montagne, Kessels, Frigerio, Haan, & Perrett, 2005)와 정서를 지각하고, 이해하고, 조절하는 능력과 관련된 정서 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이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높은 수준임을 확인한 연구(Pardeller, Frajo-Apor, Kemmler, & Hofer, 2017) 역시 우측후뇌(RPB)가 여성에게서 더욱 높게 나타났다는 본 연구 결과와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더해, Big Five 이론의 개념 중 조직적이고, 책임감 있는 성격을 의미하는 성실성(Consciousness)과 따뜻하고, 동정적인 성격을 의미하는 우호성(Agreeablenss)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욱 높은 수준을 보였다는 연구(South, Jarnecke, & Vize, 2018)는 좌측후뇌(LAB)와 우측후뇌(RPB)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음을 확인한 본 연구의 결과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즉, 본 연구에서 성별 간 차이에 대한 결과가 기존의 연구들과 유사한 결과 양상을 보이는 것은, 성별에 따라 더 적응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자극 또는 환경 영역이 다소 구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Benziger(2005)에 따르면 두뇌 우성 영역을 사용하여 사고할 때 상대적으로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고도 효율적인 경향을 보이므로 각 성별의 두뇌 우성 영역을 고려하여 적합한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Dhandabani와 Sukumaran(2015b)에 따르면, BTSA에서의 좌측전뇌(LAB) 영역에 상응하는 학습 유형은 추상적 개념화(Abstract Conceptualization)로, 사물과 사물 간의 관계에 대한 개념에 기반하여 학습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좌측후뇌(LAB) 영역에 상응하는 학습 유형은 성찰적 관찰(Reflective Observation)로, 문자로 된 문서나 팟캐스트와 같은 방식을 통해 학습할 것을 제안하고 있으며, 우측후뇌(RPB) 영역에 상응하는 학습 유형은 구체적 경험(Concrete Experiencing)으로, 사회망(Social Networking) 및 토론을 통해 학습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아동 및 청소년들에 대한 교육적 개입을 할 때 성별에 따라 위와 같이 서로 다른 방식의 교육적 개입을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본 연구에서, 좌측전뇌(LAB)와 우측후뇌(RPB), 즉 좌측전뇌와 우측후뇌의 기능은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반면, 좌측후뇌(LAB)와 우측전뇌(RAB), 즉 좌측후뇌와 우측전뇌의 활용이 어느 정도 고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서, 청소년기에 이르러서는 문제해결을 위해 논리적이고, 분석적이며, 데이터를 활용하여 기획하는 좌측전뇌(LAB), 즉 좌측전뇌와 관련된 기능의 활용은 점차로 감소하고, 오히려 우측후뇌(RPB), 즉 우측후뇌와 관련한, 감정 상태에 민감하며 화합과 감성 지향적인 문제해결 방법을 더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발견되었다. 다시 말하면, 대학입시 혹은 학업성취도 향상과 같은 청소년기에 주어지는 과업에 좌측전뇌(LAB)의 기능이 주로 요구됨에도 그 활용도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춘기로도 불리는 청소년기의 특징을 적절히 반영하는 것으로, 이 시기에 발현되는 뇌와 호르몬의 변화로 중기 청소년은 위험 행동에 대한 취약성을 보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Casey & Jones, 2010; Steinberg, 2010). 따라서 이러한 결과는 HBTS가 실제 해당 연령대의 특성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바, HBTS의 구성 타당도에 대한 근거라고 할 수 있다.
셋째, 본 연구에서 확인적 요인분석을 한 결과, 네 지표 모두에서 우수한 수준의 모형 적합도를 보였으나, AVE와 CR을 통해 확인한 수렴 및 변별타당도는 충분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HBTS는 한 문항에 대해 1~4의 순위를 매기고, 그 순위에 따라 두뇌 우성 영역에 대한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채점한다는 점에서, HBTS의 각 문항이 좌측전뇌, 좌측우뇌, 우측전뇌, 우측후뇌의 개별 특성을 집중적으로 측정하거나, 서로 다른 특성을 변별하여 측정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또한, AVE와 CR의 기준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며, 타당도를 확보한다고 말할 수 있는 AVE 및 CR의 수치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의견이 서로 다르다.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고려하였을 때, 확인적 요인분석에 따른 하위척도의 각 요인별 요인부하량이 모두 유의하였고, 모형적합도가 우수한 수준으로 산출된 것은 HBTS의 각 하위척도가 측정하고자 하는 개념을 적절히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즉, HBTS의 구성타당도에 대한 근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한계가 있다. 첫째, BTSA는 인간 행동에 대한 신경과학적, 현상학적 접근을 아우르고자 시도한 것이었으나(Benziger, 2005), 이를 바탕으로 한 HBTS는 자기보고식 평정으로 이루어져 두뇌 우성 및 비우성에 따른 사고 양상의 차이에 대한 실증적인 근거를 제공하지 못한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Dhandabani와 Sukumaran(2015b)가 제안한 두뇌 우성에 맞는 학습 방법을 적용하면서 fMRI, PET, EEG 등을 이용하여 실제 뇌 활성화 영역을 살펴본다면, 더욱 실증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본 연구는 후기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더욱 넓은 연령에 대한 일반화를 위해 아동 및 청소년 뿐 아니라 성인도 포함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