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ool Counselling and Sandplay
Korean Association of School Sandplay
Research Article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이 외상후 성장과 사건충격에 미치는 영향: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조절효과-여대생 대상으로

박나영1, 송원영2,
Na-Young Park1, Won-Young Song2,
1부영초등학교 전문상담교사
2건양대학교 심리상담치료학과 교수
1Booyoung Elementary School
2Department of Counseling & Psychotherapy, Konyang University
교신저자(Corresponding author) : 송원영, (32992) 충청남도 논산시 대학로 121 건양대학교 심 리상담치료학과, E-mail : song@konyang.ac.kr

© 2023 Korean Association of School Sandplay.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ShareAlike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sa/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Feb 10, 2023; Revised: Feb 13, 2023; Revised: Apr 02, 2023; Accepted: Apr 16, 2023

Published Online: Apr 23, 2023

요약

본 연구는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이 사건충격, 외상후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사건충격, 외상후 성장의 관계에서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조절효과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 경험이 있는 여대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하여 최종적으로 41부의 자료를 PASW 18.0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은 사건충격 및 외상후 성장과 정적 상관을 보였다. 또한, 사건충격은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두 하위 변인 중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과 정적 상관을 보였다. 하지만 외상후 성장은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두 하위 변인인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과 정적 상관을 보였다. 둘째,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사건 충격 간에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조절효과는 유의미하지 않았다. 셋째,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외상후 성장 간에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조절효과는 유의하게 나타났다.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두 하위요인을 나누어 살펴본 결과,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은 외상후 성장에 조절효과가 있으며,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도 외상후 성장에 조절효과를 나타내었다. 이러한 결과는 원하지 않는 성관계의 응낙 사건 이후 어떤 대처전략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긍정 및 부정적인 영향이 달라짐을 의미한다. 또한, 어떠한 개인 특성이 같은 사건을 경험하더라도 다른 결과를 나타내는지 탐색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Abstract

This study attempted to investigate the effect of unwanted sex consent on impact of event and post-traumatic growth, and to verify the moderating effect of cognitive emotional regulation strategy in the relationship between unwanted sex consent, impact of event, and post-traumatic growth. To this end, a survey was conducted on female college students with unwanted sex consent experience, and 41 data were finally analyzed using the PASW 18.0 program. The results of the study are as follows. First, unwanted sex consent showed a positive correlation with impact of event and post-traumatic growth. In addition, impact of event showed a positive correlation with the maladaptive cognitive emotional regulation strategy among the two sub-variables of the cognitive emotional regulation strategy. However, post-traumatic growth showed a positive correlation with the two sub-variables of the cognitive emotional regulation strategy: the adaptive cognitive emotional regulation strategy and the maladaptive cognitive emotional regulation strategy. Second, the moderating effect of the cognitive emotional regulation strategy between unwanted sex consent and impact of event was not significant. Third, the moderating effect of the cognitive emotional regulation strategy between unwanted sex consent and post-traumatic growth was significant. As a result of examining the two sub-factors of cognitive emotional regulation strategy, unwanted sex consent and adaptive cognitive emotional regulation strategy had a moderating effect on post-traumatic growth, and maladaptive cognitive emotional regulation strategy also showed a moderating effect on post-traumatic growth. These results mean that the positive and negative effects vary depending on which coping strategy is used after the unwanted sex consent event. In addition, it suggests that it is very important to explore which individual characteristics show different results even if they experience the same event.

Keywords: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 사건충격; 외상후 성장; 인지적 정서조절전략
Keywords: unwanted sex consent; impact of event; post-traumatic growth; cognitive emotional regulation strategy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성관계 실태연구를 살펴보면, 560여명 대상연구에서 남학생은 71.5%, 여학생은 60.2%가 성경험이 있다고 보고하였다(김정애, 이정열, 2014). 국내 20세 이상 연인 69쌍 대상 연구에서 남성 37.1%, 여성 62.9%가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성관계를 응낙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안지인, 고영건, 2014) 데이트 상황에서 원하지 않는 성관계가 빈번히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이란 친밀한 데이트 관계에서 실제로 성관계를 하고 싶지 않지만 다양한 이유로 인하여 파트너에게 ‘예’를 표시하는 상황을 의미한다(Sprecher, Hatfield, Cortese, Potapova, & Levitskaya, 1994).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에 관한 해외 연구에서 Impett와 Pepau(2002)는 남성의 40%와 여성의 65%가 원하지 않는 성관계에 응낙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하였고 이성교제 중인 176명의 대학생에 관한 연구에서는 현재의 파트너 관계에서 남학생이 76.9%, 여학생이 91.9%가 경험했다고 보고했다(Reneau & Muehlenhard, 2004). 국내의 연구에서는 대학생들의 50%가 과거 또는 현재의 데이트 파트너 사이에서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을 경험한 것으로 보고하였으며(유외숙, 2004), 손승연(2011)의 연구에서도 남학생이 52.39%, 여학생이 47.61%가 이성교제시에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하지 않는 성관계에 응한 사람들은 부정적 정서, 낮은 관계의 질 등 다양한 문제를 호소하지만(Impett & Peplau, 2003; O’Sullivan & Allgeier, 1998) 개인마다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연구에서 여성들이 원하지 않는 성관계에서의 응낙 이후에 부적 정서를 더 높게 나타내고, 원하지 않았는데도 성경험에 응한 자신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고 파트너와의 관계에서도 만족감을 적게 느낀다고 보고 하였다(Gentzler & Kerns, 2004; Impett, Peplau, & Gable, 2005). 하지만 국내 연구에서 남학생, 여학생의 모두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을 많이 할수록 부적정서를 낮게 보고하였다(공소연, 2007). 이는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이라는 같은 사건을 경험했다고 해서 모두 부적 정서를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와 같이 이성 교제 시에 흔히 나타날 수 있는 파트너와의 성문제에 대해 개인이 어떻게 접근하고 대처하는지는 중요한 문제이다. 특히,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은 성적 외상에 포함될 수 있다. 외상 사건 이후 개인은 ‘사건 충격’을 경험할 수 있는데 이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충격적인 생활사건에 노출된 후에 겪는 심리적 어려움을 의미한다(민은정, 이영옥, 2021). 이러한 외상 경험은 그 사건의 객관적인 위험성이나 중요도가 아니라 그것을 경험하는 사람의 주관적인 느낌에 의해 정의된다. 정신 장애의 진단 분류 및 통계편람 제 3판(DSM-Ⅲ-R)까지는 외상 경험을 정의할 때 그 사건 자체를 강조했었지만, 5판(DSM-5)은 사건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를 강조한다(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 외상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고 평가하는가의 인지 과정은 외상 경험 이후의 적응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Schaffer와 Moos(1992)는 외상에 대한 인지적 평가 및 대처를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으로 설명하였다. 또한 Garnefski, Kraaij, Spinhoven (2001)는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을 수용, 계획 다시 생각하기 등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과 자기비난, 타인비난 등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으로 크게 구분하였다.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은 외상 직후의 심각한 고통과 충격을 완화시키는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사건과 기존의 의미구조에 대한 재구성을 도와 성장에 이르는 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임선영, 권석만, 2012).

외상 경험은 개인의 심리적 고통을 극대화하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발전할 수도 있지만 개인에 따라 이전보다 긍정적인 변화로서의 외상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 PTG)을 경험할 수도 있다(송현, 2011; 장한아, 2011; 정인명, 2009). Tedeschi와 Calhoun (1996)은 외상 후 성장을‘인간이 살면서 경험하는 매우 도전적인 상황에서 투쟁한 결과로 얻게 되는 긍정적 심리적 변화’로 정의하였다. 외상 후 성장을 경험한 개인은 외상 후 대인관계와 자신감이 오히려 발달하거나 삶의 의미를 발견하며 이전보다 더욱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최승미, 2008).

요약하자면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 경험은 개인에 따라 외상 경험이 될 수 있으며 사건 충격을 경험할 수 있으나,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에 따라 외상후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 경험과 인지적 정서 조절 변인을 살펴본 국내 연구는 거의 없다. 또한, 앞서 선행연구의 보고처럼 남성보다 여성들이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 경험이 더 많았으며(Impett & Pepau, 2002; Reneau & Muehlenhard, 2004), 해외 연구에서는 여성들이 남성보다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 후 부적 정서가 더 높게 나타났으나 국내 연구에서는 남학생, 여학생 모두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 후 부적 정서가 낮게 나타나 결과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공소연, 2007; Gentzler & Kerns, 2004; Impett, Peplau, & Gable, 2005).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국내 여대생을 대상으로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이 사건충격, 외상후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사건충격, 외상후 성장의 관계에서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조절효과를 검증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 구체적으로 설정한 연구가설은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1.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은 사건충격, 외상후 성장, 인지적 정서조절전략과 상관이 있을 것인가?

가설1-1.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은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 사건충격과 정적 상관이 있을 것이다.

가설1-2.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은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 외상후 성장과 정적 상관이 있을 것이다.

연구문제2.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사건충격 간의 관계에서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가설2-1.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사건충격 간의 관계에서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이 조절효과를 보일 것이다.

가설2-2.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사건충격 간의 관계에서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이 조절효과를 보일 것이다.

연구문제3.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외상후 성장 간의 관계에서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가설3-1.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외상후 성장 간의 관계에서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이 조절효과를 보일 것이다.

가설3-2.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외상후 성장 간의 관계에서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이 조절효과를 보일 것이다.

방법

연구대상

본 연구는 서울권 소재 1개 대학, 충청도 소재 2개 대학교에 재학 중인 대학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에 응답한 인원은 총 547명이었으나, 이 중에서 과거와 현재의 데이트 파트너와의 사이에서 원하지 않는 성관계 즉, 삽입성교 요구를 적어도 한 번 이상 경험해 본 41명 여자 대학생의 자료를 분석대상으로 선정하였다(표 1). 1학년이 4명(9.7%), 2학년 4명(9.7%), 3학년 20명(48.8%), 4학년 13명(31.8%)이었다. 그리고 조사대상자 연령은 만 19세∼26세 사이로 만 21세에서 23세 사이가 56.1%로 가장 많았다.

표 1. 연구 대상의 일반적인 특성
변인 분류 N(%)
학년 1학년 4(9.7)
2학년 4(9.7)
3학년 20(48.8)
4학년 13(31.8)
연령 19∼20 9(21.9)
21∼23 23(56.1)
24∼26 9(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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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도구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 척도(Consensual Unwanted Sex Scale).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을 측정하기 위해 Impett과 Peplau(2002b)가 제작한 질문지를 참조하여 유외숙(2004)이 번안하여 임상심리학과 발달심리학 교수 2인의 문항 내용 타당성에 대한 검증을 받고 연구해서 내적 합치도를 검증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문항은‘현재 또는 과거의 파트너와 함께 있을(있었을)때 당신의 파트너가 당신과의 성적인 접촉을 원했던 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그러나 당신은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던지 혹은 피로했던지, 아니면 다른 이유들로 인해 파트너의 성적 요구에 별로 응하고 싶지 않았을 경우에 파트너의 성적 관계 요구가 있을 때마다 당신은 어느 정도 응했는지 응답하십시오’의 1문항으로서‘전혀 응하지 않았다’에서‘언제나 응했다’까지 7점 척도로 응답하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을 더 많이 하는 것을 나타낸다. 권영은(2009)의 연구에서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에 가상 상황을 제시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도 응답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가상 상황을 제시하였다. 유외숙(2004)에 의하면 Cronbach's α는 .79였으며, 본 연구에서는 척도의 Cronbach's α가 .83으로 나타났다.

한국판 사건충격 척도(Impact of Event Scale - Revised : IES-R-K). 사건충격을 측정하기 위해 한국어판 사건충격척도(Impact of Event Scale - Revised : IES-R-K)를 사용하였다. Horowitz(1986)가 개발한 외상 관련 증상을 자기보고식으로 작성하는 척도로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은헌정 외(2005)가 IES-R을 번안하고 수정하여 한국어판 사건충격척도 수정판(IES-R-K)을 개발했다.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에 실정에 맞게 개정한 수정판(IES-R-K)을 사용하였는데 이는 기존의 침습 및 회피증상에서 과각성이 추가된 총 22개의 문항으로, 과각성(6문항), 회피(8문항), 침습(8문항)으로 구성되며, 각각의 문항들은 DSM-IV에서 제시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17개 증상으로 구성된다. 경험한 외상성 사건에 대해서 조사대상자가 경험한 증상을 Likert 4점척도(1점: 없다∼4점: 자주 있다)로 4점까지 기입하게 되어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각 증상의 정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원래 척도는 지난 일주일간 경험한 증상에 대해서 기입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DSM-5에서 제시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기준에 의하면 증상의 지속기간이 1개월 이상일 때를 PTSD로 진단하기 때문에(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 본 연구에서도 지난 1개월이라는 기간을 설정하여 현재까지도 영향을 받고 있는지를 측정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가장 부정적인 일이나 불쾌했던 경험으로 성관계에서의 응낙을 상정하였으며 그러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면 그것을 기준으로 답하도록 하였고, 성관계에서의 응낙 경험이 없다면 부정적인 일이나 불쾌했던 사건을 기준으로 답하도록 하였다. 은헌정 외(2005) 연구에서는 Cronbach's α가 .83이였으며, 본 연구에서는 Cronbach's α가 .94로 나타났다.

외상 후 성장 척도(Posttraumatic Growth Inventory: PIGI). 외상후 성장을 측정하기 위해 Tedeschi & Calhoun(1996)이 개발하고, 총 21개 문항으로 구성된 자기 보고식 질문지를 사용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송승훈(2007)이 번안하고 타당화하였는데, 외상 경험 후의 긍정적 변화에 대한 개인의 시각 정도를 측정하며 각 문항에 대해 1∼6점 사이로 (1점: 경험하지 못함∼6점: 매우 많이 경험) 평정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외상 이후 긍정적 변화를 많이 경험했음을 의미한다. 대인관계의 의미변화(relating to others), 새로운 가능성의 발견(new possibilities), 개인 내적인 힘의 발견(personal strength), 영성/종교적 관심의 증가(spiritual change), 삶에 대한 감사(appreciation of life)를 통한 성장 등 5가지 하위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송승훈(2007)의 연구에서는 Cronbach's α가 .92이었으며, 본 연구에서는 Cronbach's α가 .94로 나타났다.

인지적 정서조절전략 척도(Cognitive Emotion Regulation Questionnaire: CERQ).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을 측정하기 위해 Garnefski 등 (2001)이 개발하고, 김소희(2004)가 번안한 인지적 정서조절전략 질문지(Cognitive Emotion Regulation Questionnaire: CERQ)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개인이 부정적인 일이나 불쾌한 일을 경험할 때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자신의 생각을 알아보는 것으로 총 36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소희(2004)의 연구에서 하위요인은 긍정적 초점변경, 긍정적 재평가, 조망확대, 계획 다시하기, 수용과 같이 보다 적응적인 5가지 전략과 반추, 자기비난, 타인비난, 파국화와 같이 보다 부적응적인 4가지 전략의 2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은‘전혀 그렇지 않다’를 1점,‘매우 그렇다’를 5점까지 Likert 5점 척도이며, 각 하위요인의 점수범위는 4점∼20점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각 전략의 하위요인 특성 정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김유리(2009)의 연구에서는 Cronbach's α가 .85였으며, 본 연구에서는 Cronbach's α가 .91이였고,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은 .90,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은 .88로 나타났다.

자료분석

본 연구는 각 대학교에 사전 협조를 요청한 후 연구목적 및 설문응답 방법을 자세히 설명한 후에 대상자들의 동의하에 조사를 실시하였다. 일부 학교는 본 연구자가 직접 방문하여 조사를 실시하였고, 나머지는 조사 실시 지침을 설명받은 연구보조자가 실시하였다. 또한, 참여에 동의한 대상자에 한하여 설문지를 배부하였다. 자료수집기간은 2012년 10월 22일부터 11월 30일까지 약 6주간 실시되었다. 대상자들에게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 척도를 제시하였고, 그에 따른 인지적 정서조절전략, 사건충격, 외상후 성장 척도에 응답하도록 하였다.

자료 분석을 위해 PASW 18.0을 이용하여 각 척도의 신뢰도를 Cronbach's α 값으로 산출하였고, 빈도분석과 Pearson 적률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사건충격 간의 관계 그리고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외상 후 성장 간 관계에서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조절효과를 검증하기 위해서 위계적 회귀분석(hierarchical regression analysis)을 실시하였다.

조절효과 분석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사건충격 간의 관계에 대한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조절효과를 검증하기 전에 조절효과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Baron과 Kenny(1986)에 의하면 조절변인(moderating variable)은 예측변인과 준거변인의 관계 방향 또는 강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 설명하였다. 즉, 예측변인과 준거변인의 관계는 조절변인의 수준(level)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러한 이유 때문에 예측변인이 조절변인과 상호작용해서 준거변인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이를 서영석(2010)이 정리하여 소개한 내용에 따르면 조절효과 검증을 위해 위계적 회귀분석을 사용할 경우 다음에 제시되어 있는 바와 같이 두 단계에 걸쳐 조절효과를 검증해야 한다.

  • (1) 예측변인과 조절변인을 함께 투입한다.

  • (2) 곱 모형으로 독립변수와 조절변수를 곱한 상호작용 변인을 투입한 후 회귀분석을 실시한다.

첫 번째 단계에서의 R2과 두 번째 단계에서의 R2 간의 차이는 상호작용 변인으로 설명되는 준거변인의 변량인데, 이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할 경우 조절효과가 존재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는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이 사건충격 그리고 외상후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조절효과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서영석(2010)이 제안한 조절효과 분석절차에 따라 두 단계에 사건충격 그리고 외상후 성장에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두 하위변인을 나누어 조절효과를 검증하였다.

결 과

1. 주요 변인들 간의 상관관계

본 연구에서는 측정한 주요 변인들인 여대생들의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 인지적 정서조절전략, 사건충격, 외상후 성장 간의 관계가 어떠한지 알아보기 위해 Pearson 상관계수를 산출하였으며, 그 결과는 표 2에 제시하였다.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은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조망확대, 계획 다시생각하기, 수용, 긍정적 재평가, 긍정적 초점변경),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자기비난, 타인비난, 반추, 파국화)으로 나누어 상관을 알아보았다.

표 2.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심리학적 변인들 간의 상관(N=41)
1 2 3 4 5
1.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 -
2.적응적 인지정서조절 .22 -
3.부적응적 인지정서조절 .06 .39** -
4.사건충격 .29* .09 .42** -
5.외상후 성장 .31** .72** .33** .24* -

p<.01,

p<.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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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를 보면,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은 사건충격과 정적 상관(r=.29, p<.05)을 보였고, 외상후 성장과도 정적 상관(r=.31, p<.01)이 나타났다.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은 외상후 성장과 정적 상관(r=.72, p<.01)을 보였지만 사건충격과는 상관이 나타나지 않았다.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은 외상후 성장과 정적 상관(r=.33, p<.01)을 보였고, 사건충격과도 정적상관이 나타났다(r=.42, p<.01). 또한, 외상후 성장과 사건충격 간에 정적 상관이 나타났다(r=.24, p<.05).

2.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사건충격 간의 관계에 대한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조절효과

1)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사건충격 간의 관계에 대한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 두 하위요인의 조절효과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사건충격의 관계에 대한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 효과는 표 3에 제시한 바와 같다.

표 3.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사건충격의 관계에서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조절효과(N=41)
단계 예측변인 사건충격
B β R2 △R2 F
1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A) 2.63 .28* .08 .08 2.86*
적응적 인지정서조절(B) .02 .02
2 A×B -.11 -.98 .11 .02 2.57

p<.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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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의 결과를 보면, 1단계에서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을 투입하였을 때 사건충격에 대한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의 주효과는 나타났지만(β=.28, p<.05), 사건충격에 대한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은 주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β=.02, ns).

그 다음 2단계에서 성관계 응낙과 사건충격 간의 관계에 있어서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이 조절효과를 하는지 검증하기 위해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상호작용항을 투입한 결과,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상호작용효과가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나지 않았다(β=-.98, ns).

  • 2)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사건 충격의 관계에 대한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조절효과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사건충격의 관계에 대한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 효과는 표 4에 제시한 바와 같다.

표 4.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사건충격의 관계에서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조절효과(N=41)
단 계 예측변인 사건충격
B β R2 △R2 F
1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A) 2.43 .26* .24 .24 10.19**
부적응적 인지정서조절(B) .55 .40**
2 A×B -.02 -.11 .24 .00 6.70

p<.05,

p<.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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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의 결과를 보면, 1단계에서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을 투입하였을 때 사건충격에 대한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의 주효과는 나타났고(β=.26 ,p<.05), 사건충격에 대한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도 주효과가 나타났다(β=.40,p<.01).

그 다음 2단계에서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사건충격 간의 관계에 있어서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이 조절효과를 하는지 검증하기 위해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상호작용항을 투입한 결과,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상호작용효과가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나지 않았다(β=-.11, ns).

3.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외상후 성장 간의 관계에 대한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조절효과

1)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외상후 성장 간의 관계에 대한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조절효과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외상후 성장의 관계에 대한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조절효과는 표 5에 제시한 바와 같다.

표 5.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외상후 성장의 관계에서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조절효과(N=41)
단 계 예측변인 외상후 성장
B β R2 △R2 F
1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A) 2.11 .16* .55 .55 38.08***
적응적 인지정서조절(B) 1.02 .68***
2 A×B -.19 -1.20* .59 .04 29.63***

p<.05,

p<.01,

p<.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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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의 결과를 보면,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을 투입하였을 때 외상 후 성장에 대한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의 주효과가 나타났고(β=.16,p<.05), 외상후 성장에 대한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도 주효과가 나타났다(β=.68,p<.001). 그 다음 2단계에서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외상후 성장 간의 관계에 있어서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이 조절효과를 하는지 검증하기 위해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상호작용항을 투입한 결과,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상호작용효과가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β=-1.20,p<.05).

2)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외상후 성장의 관계에 대한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조절효과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외상후 성장의 관계에 대한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조절효과는 표 6에 제시한 바와 같다.

표 6.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외상후 성장의 관계에서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조절효과(N=41)
단 계 예측변인 외상후 성장
B β R2 △R2 F
1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A) 3.90 .29* .19 .19 7.65**
부적응적 인지정서조절(B) .60 .21*
2 A×B -.54 -2.1*** .38 .19 12.91**

p<.05,

p<.01,

p<.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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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6의 결과를 보면, 1단계에서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을 투입하였을 때 외상후 성장에 대한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의 주효과는 나타났고(β=.29, p<.05), 외상후 성장에 대한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도 주효과가 나타났다(β=.21, p<.05). 그 다음 2단계에서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외상후 성장 간의 관계에 있어서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 전략이 조절효과를 하는지 검증하기 위해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상호작용항을 투입한 결과,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상호작용효과가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β=-2.14, p<001).

논 의

본 연구에서는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이 사건충격과 외상후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이 조절효과를 나타내는지 알아보았다.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첫째,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은 사건충격과 정적 상관을 보였다. 안귀여루(2006)는 이성 교제시에 성적 강요경험은 신체적인 상해뿐만 아니라 심각한 심리적 손상을 가져오게 된다고 주장하였다. 이와 같이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은 개인에게 심리적 고통을 주는 외상사건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은 외상후 성장과 정적 상관을 보였다. 이는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이 외상 경험으로 작용하며 외상후 성장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지적 정서조절전략과 사건충격, 외상후 성장 간의 관련성을 살펴보았다. 먼저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은 외상후 성장과 높은 정적 상관을 보였으며,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은 사건충격과 높은 정적 상관을 보였다. 즉, 원하지 않는 성관계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을 많이 사용함으로써 외상후 성장을 촉진시킴을 의미한다. 또한,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사건에 대한 반복생각과 생각억제로 인하여 사건충격에 영향을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두 하위변인인 적응 및 부적응 전략이 부적상관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적응적 전략과 부적응적 전략 간에 유의한 정적 상관이 나타났다. 대부분의 정서조절에 관한 선행연구(임선영, 권석만, 2012; 한주연, 박경, 2011)에서는 긍정적 전략과 부정적 전략 간에 부적 관련성을 나타내었다. 본 연구에서 부적상관이 아닌 정적상관이 나타남에 따라 이러한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선행 연구(임선영, 권석만, 2012)를 살펴본 결과 적응적 요인과 부적응적 요인을 개념적으로 구분하였을 뿐, 둘 간의 상관관계를 실제로 검증하지는 않아서 본 연구의 결과와도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웠다. 또한, 아직까지 정서조절 관련 연구들이 성장과의 관계를 밝힌 연구는 아직 미비하기 때문에 앞으로 적응적인 전략과 부적응적인 전략에 관한 반복 검증을 통해 확실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것을 생각된다.

둘째,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사건 충격 간에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조절효과는 유의미하지 않았다.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은 사건충격에 주효과는 나타났지만, 조절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 사건이 사건충격을 예측할 수 있지만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으로 사건충격에 미치는 효과가 달라지지 않음을 뜻한다. 여대생들은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으로 인해 자신이 희생자가 되었다고 느낄뿐만 아니라 자신의 욕구와는 상관없는 결과로 인하여 스스로에 대한 분노, 부끄러움, 실망감, 자존감의 손상을 경험한다. 또한, 원하지 않는 성관계 요구에서 순응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이 이미 더 많은 성경험과 원하지 않은 성관계 요구에 응낙했다고 보고하였다(조정화, 송원영, 2017) 이와 같이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은 여대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위의 결과에서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이 조절효과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변인들이 개입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외상후 성장 사이에서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조절효과는 유의미하였다. 인지적 정서조절 전략의 두 하위요인을 나누어 살펴본 결과,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이 외상후 성장에 조절효과가 있으며,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전략도 외상후 성장에 조절효과를 나타내었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원하지 않는 성관계라는 외상 사건을 경험하더라도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을 사용할수록 외상후 성장을 많이 경험함을 의미한다. 박원주(2011)의 연구에서는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하위 변인 중 긍정적 재평가와 타인비난, 반추가 긍정정서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본 연구에서도 추가적인 분석을 통해 타인비난, 반추와 외상후 성장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타인비난은 외상후 성장과 유의미하지 않았지만 반추는 외상후 성장과 유의미한 상관이 나타났다. 이는 스트레스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거나 반복적으로 생각할수록 긍정정서를 더 많이 경험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반추는 외상 사건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르면서 정서적 고통을 경험할 수 있지만 외상을 극복하는데 있어서 이 반추는 성장적 반추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반추과정을 통해 정서적 고통을 유발하는 내적 신념 및 목표, 활동들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러한 신념을 변화된 상황에 맞춰 새로운 신념과 목표를 변경함으로써 더 적응적인 상태로 변화하는 것이다(박혜원, 2006; Tedeschi & Calhoun, 2006). 이와 같이 최근 반추의 기능에 대하여 기존의 연구결과에서 밝혀진 부정적인 기능과 달리 긍정적인 기능으로서의 반추에 대한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최근의 연구에서는 반추를 두 가지 상이한 양식으로 정의하였는데, 침투적 반추는 개인의 인지적 세계에 대한 원치 않는 침입, 즉 자동적이고 침투적으로 떠오르는 사건과 관련된 반복적 사고를 의미하는 한편, 의도적 반추는 개인이 자발적이고 의도적으로 외상 경험과 자신에 대하여 반복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의미한다(Cann, Calhoun, Tedeschi, Triplett, Vishnevsky & Lindstrom, 2011). 그리고 여러 연구를 통해 침투적 반추가 외상 이후의 지속된 혹은 증가된 고통, 그리고 효과적인 대처의 실패와 관련되어 있음을 발견하였고, 반대로 사건에 대한 보다 의도적이고 자발적인 반추는 외상적 사건을 경험한 이후에 그 사건에 대해 주의 깊게 생각하고, 그 경험을 이해하며, 경험을 통해 얻은 잠재적인 이득이나 의미를 발견하는 인지 양식으로 작용하며 궁극적으로 외상후 성장을 촉진시킨다고 제안하였다(유란경, 2012). 또한, 본 연구에서 측정한 반추와 긍정적 재평가 문항은 다른 연구들(유란경, 2012; 정인명, 2009)의 의도적 반추 문항과 비슷한 맥락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반추의 개념적 정의가 불명확하다. 이와 같이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을 경험한 여대생들 사이에서 침투적 반추와 의도적 반추 간에 차이가 있는지 추후 연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여대생들은 데이트 상대와의 사이에서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응낙하였고, 그 사건으로 인해 사건충격을 경험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연구에서 여대생들이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을 많이 할수록 부적정서를 낮게 보고한 것처럼(공소연, 2007) 여대생들 모두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그와 더불어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외상후 성장은 정적 관련성으로 사건충격에서 벗어나 개인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었다. 또한, 인지적 정서조절 전략이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과 상호작용하여 적응적인 삶으로 성장하도록 촉진시켰다. 이처럼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 경험을 지각한 여대생들이 자신의 정서를 조절하고 대처함으로써 그 사건에 얽매여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성장시키고 좀 더 나은 관계로 발전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상 연구결과를 통해 여대생들의 이성교제시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은 중요한 성적 문제임을 알 수 있었다. O'Sullivan과 Allgeier(1998)는 실제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적어도 일생에 한 번 이상 원하지 않는 성관계에 응낙하게 될 것이라고 했을 정도로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은 우리의 삶에 더는 낯선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성관계 실태 파악과 성폭력 피해관련 주제에 초점이 이루어져 있고, 대학생들의 데이트 관계에서 실제적으로 많이 경험하고 있는 성적 갈등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데이트 상대와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이라는 사건을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본 연구는 의의가 있다. 데이트 상대와의 사이에서 성욕구와 성가치관의 차이로 인해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을 할 위험성은 항상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사후방안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 이후 자신의 정서를 조절하고 인지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전 연구들은 개인의 특성이 원하지 않는 성관계 응낙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았다면 본 연구에서는 응낙 이후 사건을 어떻게 개인이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접근으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결과에서 유의한 조절효과를 보인 변인들을 토대로 성관계에서의 응낙 경향성이 높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외상후 성장을 높일 수 있는 교육이나 개입 방안에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한계점과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의 설문에 응답한 대상이 여대생으로 한정된 점이다. 성적외상은 대학생뿐만 아니라 청소년부터 결혼 관계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므로 보다 더 다양한 연령대에 있는 집단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연구 대상이 서울권에 위치한 1개 대학과 충청남도에 위치한 2개 대학의 여대생들로 한정되었으므로 본 연구의 결과를 우리나라 여대생들에게 일반화하여 해석하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연구의 일반화를 위해 표집을 다양하게 하여 후속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원하지 않는 성행동 응낙과 이후의 심리적 특성에 대해 회상하여 보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이러한 연구결과를 종단적 연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실제 원하지 않는 성행동을 통한 긍정적 변화와 성장에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이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인지적 특성들이 정신적, 사회적 요인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성장을 일으키는지 살펴봄으로써 성적 외상을 통한 성장을 촉진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셋째, 본 연구에서는 원하지 않는 성관계와 외상후 성장, 사건 충격 관계에서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의 조절효과를 검증하였으나 사건충격 간에는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이 조절효과를 보이지 않았기에 다른 변인들이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설문조사에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이성교제 빈도 및 기간, 성격특성이 응낙 이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고려해볼 수 있다. 또한, 사건충격을 최근 고통으로 알아보았기 때문에 사건 직후의 고통도 다른 결과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사건 직후의 느낀 고통과 최근의 고통을 비교하여 살펴보는 연구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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